일반 칼럼은 의사 외의 모든 사람들의 소중한 경험으로 꾸며집니다.김지연 / 회사원
병원엔 병을 고치러 갑니다. 그런데 어느 병원에 가면 다른 병을 얻어올 것만 같은 병원이 있습니다.
의심암귀 [疑心暗鬼]이라는 고사가 있습니다. 마음에 의심하는 바가 있으면 여러 가지 무서운 망상(妄想)이 생기게 된다는 뜻으로, 의심하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의심스럽고 무서워짐을 비유하고, 의심으로 인한 망상 또는 선입견으로 인한 판단 착오를 비유한 말이기도 합니다. 모든 병원의 위생이 철저하겠지만 이런 의심의 단초가 노출된 병원에 가면 다른 병을 얻어올 것만 같은 기분이 들지요.
제가 얼마 전 치아 교정을 시작했습니다. 교정 지인들의 조언과 커뮤니티를 통해 나름대로의 교정병원 선정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그 조건에 맞는 3곳의 치과를 선정 후, 진단을 받으러 갔던 적이 있습니다.
모든 조건에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두 번의 망설임 없이 그 병원은 선정에서 제외시키게 되었는데, 그 계기는 의사 선생님의 한 번의 몸짓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저의 치아를 이리저리 꼼꼼히 만져보시고, 진단하신 뒤, 그 손을 본인의 가운에 쓱쓱 문지르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도 깜짝 놀랐고, 자세히 보니 의사 가운이 깔끔치 않음이 너무나도 크게 보이기 시작하며 한시라도 빨리 가글하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더군요. 그 뒤로 오랜 교정 기간 동안의 찝찝함이 뭉글뭉글 연상되면서 더 이상은 그 치과는 저의 리스트에 존재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런 작거나 큰 한두번의 경험들은 다 있을겁니다. 병균과 세균은 보이지 않지만 어떤 병원에 가면 화분의 나뭇잎까지 반들반들 윤이 나고, 깔끔하게 묶어 올린 간호사들의 머리, 빳빳이 다려 입은 하얀 가운만 보아도 믿음이 가는 병원이 있는 반면 의료진의 떡진 머리, 긴 손톱, 얼룩진 침대, 회색으로 변한 가운 등을 보게 되면 정말 이러다 큰 병 얻어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됩니다.
사실, 보이는 몇 가지보다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 병균, 세균에 대한 위생 관리가 더 중요하지만, 보이는 몇 가지가 의료진의 위생 의식 상태를 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겠지요.
럭셔리한 인테리어보다, 명품 넥타이를 맨 의사보다 병원에서 눈에 띄는 건 철저한 위생관리라고 생각됩니다.
모든 병원이 위생관리에 철저하여, 의심이라는 마음의 병마저 얻어가지 않도록 병원 감염 0%를 위해 노력하는 대한민국 의료진이 되었음 하는 바램입니다.

